xG(기대 득점)
3-1로 이겼는데 더 못했다? 스코어가 숨기는 숫자

3-1로 이긴 팀과 3-1로 진 팀, 누가 더 잘한 경기였을까? 10월 31일 밀라노 더비 얘기다. 스코어는 밀란 3, 인터 1. 그런데 슈팅의 질을 점수로 매기면 밀란 0.91, 인터 2.12가 나온다. 인터 팬이라면 "우리가 진 게 이상한 경기"라고 우길 만한 숫자다.
이 숫자의 이름이 xG, 기대 득점이다. 중계 화면 구석에 가끔 뜨는 그 숫자 맞다. 끝까지 읽으면 그 숫자를 보고 "아, 오늘 억울했겠네" 한마디쯤은 할 수 있게 된다.
1. 슈팅에는 '골 확률'이 붙어 있다
슈팅을 한 번 때릴 때마다 보이지 않는 주사위를 던진다고 생각해 보자. 어떤 슈팅은 주사위가 거의 항상 성공 쪽으로 나오고, 어떤 슈팅은 열 번에 한 번 나올까 말까다. 그 '성공 확률'이 xG다. 0과 1 사이 숫자로 쓴다.
xG 0.1이면 비슷한 슈팅 열 번 중 한 번쯤 들어간다는 뜻이다. 0.9면 열 번 중 아홉 번이다. 한 경기에서 팀이 때린 슈팅의 xG를 전부 더하면 '그날 이 팀이 만든 기회가 골 몇 개어치였나'가 나온다.
그런데 이 확률은 대체 누가 정하는 걸까?
2. 확률은 수십만 번의 슈팅이 정한다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과거 슈팅 기록을 엄청나게 모아 놓고 "이런 자리에서 이렇게 때린 슈팅은 실제로 몇 번 중 몇 번이 골이 됐나"를 세어서 정한다. 데이터 회사 Opta는 약 100만 개의 슈팅 기록으로 계산 방식을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확률을 가르는 건 이런 것들이다.
▸ 골문에서 얼마나 멀고, 각도가 어떤가
▸ 발로 때렸나, 머리로 받았나
▸ 직전에 어떤 패스가 왔나 (스루패스, 크로스, 세트피스 등)
▸ 수비수가 얼마나 붙어 있었나, 골키퍼는 어디 서 있었나
계산 방식은 회사마다 조금씩 달라서 같은 슈팅도 값이 약간 다르게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글마다 xG 출처를 적어 둔다. 자, 그럼 슈팅마다 실제로 어느 정도 값이 붙을까?
3. 페널티킥은 비싸고 중거리는 싸다
| 슈팅 | xG(대략) | 한마디 |
|---|---|---|
| 페널티킥 | 0.76 ~ 0.78 | 열 번 차면 여덟 번 가까이 들어간다 |
| 골문 코앞의 결정적 기회 | 약 0.38 (예시) | 넣을 줄 알았는데 못 넣으면 팬이 머리를 감싸는 그 장면 |
| 박스 안의 평범한 슈팅 | 약 0.07 (예시) | 열 번 때려 한 번도 안 들어갈 수 있다 |
| 박스 밖 중거리 | 0.03 ~ 0.04 | 서른 번 안팎은 때려야 한 골 |
그래서 중거리 슛이 터지면 관중석이 뒤집어진다. 숫자로 보면 서른 번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장면이니까. 반대로 페널티킥은 한 번이 0.76이라, 중거리 슛 스무 번 넘게 때린 것과 맞먹는다. 햐~ 숫자로 보니 페널티킥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알겠다.
4. 퀴즈: 슈팅 12번 vs 4번, 누가 더 무서울까
A팀은 한 경기에서 슈팅을 4번 때렸다. 페널티킥 1번(0.76), 박스 안 슈팅 1번(0.35), 중거리 2번(0.03씩). 다 더하면 1.17이다. B팀은 슈팅을 12번이나 때렸는데 전부 중거리였다. 0.03씩 열두 번이면 0.36이다.
슈팅 횟수는 B팀이 세 배 많은데, 위협은 A팀이 세 배 넘게 컸다. 점유율이나 슈팅 수만 보면 놓치는 이야기가 바로 이런 것이다. (위 숫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가상 예시다.) 이제 진짜 경기로 가 보자.
5. 억울한 경기 수사: 10월 31일의 사건
기회를 더 많이 만든 팀은 정말 이길까? 2026-27시즌 5대 리그 10월 31일까지 431경기 중, 양 팀 xG 차이가 0.9골 넘게 벌어진 222경기를 세어 봤다.
| 결과 | 경기 수 | 비율 |
|---|---|---|
| 기회를 더 만든 팀이 이김 | 158 | 71.2% |
| 무승부 | 41 | 18.5% |
| 기회를 더 만든 팀이 짐 | 23 | 10.4% |
기회를 훨씬 많이 만든 팀은 열 번 중 일곱 번쯤 이긴다. 그런데 열 번에 한 번은 진다. 축구가 재밌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 '열 번에 한 번'의 최근 사례가 이 네 경기다.
| 날짜 | 경기 | 스코어 | xG |
|---|---|---|---|
| 10월 31일 | AC 밀란 vs 인터 (세리에A) | 3 - 1 | 0.91 : 2.12 |
| 10월 31일 | 맨체스터 시티 vs 브라이튼 (프리미어리그) | 0 - 1 | 2.66 : 1.57 |
| 10월 25일 | 마르세유 vs 르아브르 (리그앙) | 4 - 3 | 1.81 : 2.71 |
| 10월 24일 | 아스톤 빌라 vs 맨체스터 시티 (프리미어리그) | 2 - 1 | 0.65 : 2.29 |
밀란 vs 인터 (10/31): 실제 골과 xG
맨시티는 일주일 사이 리그에서 xG로 앞서고도 두 번 졌다. 인터는 슈팅의 질로는 이기고 스코어로 졌다. 다만 이긴 쪽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수비를 단단히 했을 수도, 골키퍼가 신들린 선방을 했을 수도, 역습 한 번이 칼날 같았을 수도 있다. 숫자가 말해 주는 건 "이 경기는 스코어가 내용을 다 말해 주지 않았다"까지다.
그럼 xG만 보면 다 알 수 있을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6. 그래도 xG가 만능은 아니다
▸ 평균적인 선수를 가정한다. xG는 '그 자리에서 보통 선수가 때렸다면'의 확률이다.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나 선방이 좋은 골키퍼는 xG와 다른 결과를 꾸준히 낼 수도 있다. 그 차이를 전부 운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 슈팅이 아닌 기회는 빠진다. 골문 앞으로 완벽한 크로스가 왔는데 아무도 발을 못 댔다면 슈팅 기록이 없으니 xG에도 안 잡힌다.
▸ 한 경기는 흔들림이 크다. 골은 들어갔나 안 들어갔나 둘 중 하나인데 xG는 확률이라, 짧은 기간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 출처마다 값이 다르다. 같은 슈팅이어도 계산 방식이 다르면 숫자가 달라진다.
정리하면 이렇다. xG는 결과를 예언하는 수정구슬이 아니라, 지난 경기의 내용을 보여 주는 거울에 가깝다. 그럼 폴스나인은 이 거울을 어디에 쓰고 있을까?
7. 폴스나인은 xG를 어디에 쓸까
우리 경기 분석 글의 '시즌 흐름 — 순위표와 xG가 말하는 것' 단락에 xG가 들어간다. 5대 리그 기록은 Understat(2017-18시즌부터 약 1만 6천 경기), 직전 경기 해설은 FotMob에 올라오는 Opta 데이터를 쓴다. Understat은 챔피언스리그를 다루지 않아서 챔피언스리그 경기 글에는 이 단락이 없다.
그런데 xG를 확률 계산에 얼마나 반영할지도 따로 시험해 봤다. 지난 5대 리그 경기 약 1만 6천 경기로 "이 숫자로 다음 경기 결과를 얼마나 잘 설명하나"를 비교한 것이다.
결과는 두 가지다. 첫째, 팀 실력만 놓고 보면 승점보다 골 득실이, 골 득실보다 xG 득실이 더 잘 설명했다. 승점에는 운이 생각보다 많이 섞여 있다는 얘기다. 둘째, 그래도 경기 전 시장 예상 확률을 이기지는 못했다. 시장 예상에 xG를 더해도 나아지지 않았다. 시장 예상이 이미 그런 정보를 대부분 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폴스나인의 확률은 시장 예상에서 출발하고, xG는 "이 팀이 시즌 동안 어떤 경기를 해 왔나"를 보여 주는 해설에만 쓴다.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는 뉴캐슬 vs 에버턴 경기 분석을 보면 된다. 뉴캐슬은 승점 순위가 12위인데 xG로 다시 세운 기대 승점 순위는 20위로 나온다. 이런 식으로 읽는다.
8. 정리: 다음에 xG를 만나면
▸ 한 경기 숫자로 팀을 평가하지 말고, 여러 경기가 쌓였을 때 믿는다
▸ 페널티킥이 들어 있으면 한 번이 0.76이니 감안한다
▸ 출처가 어디인지 본다 (같은 경기도 계산 방식에 따라 값이 다르다)
나의 최첨단 예민한 그 결론은 이렇다. xG는 '누가 이겼나'가 아니라 '누가 더 좋은 기회를 만들었나'를 알려 주는 숫자다. 다음 경기 결과를 정해 주지는 않지만, 스코어만 봐서는 몰랐을 이야기를 건져 준다.
밀란이 3-1로 이긴 그날 인터 팬이 왜 한숨을 쉬었는지, 이제 숫자로 설명할 수 있다...ㅎㅎ
▸ 뉴캐슬 vs 에버턴 경기 분석 — '시즌 흐름' 단락에서 xG가 쓰이는 모습
▸ 북극권 인조잔디 — 아스미라 트랩은 정말 잔디 때문일까
이런 숫자 속 이야기는 축구 인사이드에서 모아 볼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xG 이야기를 마칩니다~~ 궁금한 축구 통계 용어나 억울한 경기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감사합니다~
출처: Stats Perform(Opta) — xG 설명, 페널티킥 0.76, 약 100만 슈팅 · Hudl StatsBomb — xG에 들어가는 정보, 페널티킥 0.78(2022년 개편), 한계 · Fantasy Football Scout — 상황별 xG 예시 · Understat — 경기별 xG. 이번 시즌 경기 표(5대 리그 10월 31일까지 431경기)와 다음 경기 설명력 비교(5대 리그 약 1만 6천 경기)는 Understat 기록과 시장 예상을 폴스나인이 직접 계산한 값입니다. 가상 예시와 상황별 xG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대략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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